성수기 ‘무색’…철스크랩, 하락세 빨라졌다 [2024-03-28 ]

한 달만에 2만원 하락하며 40만원선 위협

건설경기 침체, 제강사 유지보수 돌입 영향

향후 전망도 부정적 “3~4월 하락 이례적”

-철스크랩 야적장 [제공=픽사베이]

계절적 성수기인 3월 들어 철스크랩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가속화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와 이에 따른 제강사들의 유지보수 결정이 철스크랩 수요를 더욱 위축시키면서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3월 들어서만 톤당 2만원 하락한 철스크랩 가격은 40만원선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28일 고철업계에 따르면 전국 철스크랩 평균 가격은 톤당 40만원(중량A, 도착도 기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40만5000원으로 전일 대비 5000원 하락한 철스크랩은 27일 다시 5000원 떨어지며 40만원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포함해 철스크랩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2만원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5일 38만5000원까지 떨어졌던 철스크랩 가격은 이를 저점으로 올해 1월 4일 반등하기 시작해 20일 만에 42만5000원으로 4만원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건설업계 착공이 많아지는 3월을 앞두고 철근, 형강의 원료로 사용되는 철스크랩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월 23일 이후 더 이상의 상승 없이 정체됐던 가격은 2월 28일 5000원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 경기 침체가 계절적 성수기에도 철스크랩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축착공면적은 7568만㎡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31.7% 급감한 수치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던 지난 2009년(7125만㎡)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주거용 건축착공면적은 2517만㎡은 2010년 이후 13년만에, 비주거용 건축착공면적도 5051만㎡로 간신히 5000만㎡를 넘기며 1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업용(1791만㎡)과 공업용(1006만㎡) 건축착공면적도 1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업 체감경기에서도 건설업의 부진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대비 1포인트 상승한 71을 기록했으나 1차 금속은 9포인트 하락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건설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철강 수요가 감소했다”며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으로 제품가격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4월 업황에 대한 전망은 더욱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1차 금속은 10포인트 하락했으며 금속 가공도 7포인트 떨어지는 등 철강 업황 악화와 건설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정부가 부동산 PF 보증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4조원으로 늘리고 최근 돌고 있는 ‘4월 위기설’에 대해 대통령실이 “부동산 PF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위기론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건설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근, 형강에 대한 수요가 적은데다 철강사들이 대보수 일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철스크랩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3~4월에 철스크랩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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