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대선조선, 순손실 1670억…장인화 ‘정상화’ 해법있나 [2024-03-29 ]

작년말 기준 자본총계 -11억, 완전자본잠식 빠져

원자재 가격 상승·인력 부족·공정 지연 악재 발목

워크아웃 돌입 후 경영 정상화 고삐·새판짜기 한창

-대선조선 전경. [제공=대선조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 중인 대선조선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적자 폭을 크게 키우면서 워크아웃 돌입 첫 해부터 경영 정상화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선조선과 동일철강이 속한 화인그룹의 대주주 장인화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대선조선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1억원, 자본금 1101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자본잠식률은 101.0%로 집계됐다.


기업의 근본 투자금인 자본금이 바닥나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2010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던 대선조선은 2021년 4월 동일철강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당해 말 완전자본잠식 고리를 끊어냈다. 그러나 적자 상태를 지속하면서 재차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게 됐다.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시점은 작년 상반기부터다. 지난 2021년부터 작년 1분기까지 200%대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작년 2분기 말 567.3%로 뛰었다. 1개 분기 만에 316.8%포인트(p) 늘었다. 누적된 손실로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시기도 이때부터다. 작년 2분기와 3분기 자본잠식률은 각 26.7%, 27.2%다.


대선조선은 지난해 167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1~2022회계연도 순손실 규모가 400억원대 안팎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손실 폭이 크게 확대됐다. 영업손실은 2022년 286억원에서 작년 1604억원으로 나타났다. 강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조선업 인력 부족 및 외주 인건비 상승, 공정 지연에 따른 비용 발생 등이 부실을 키운 요인이다.


앞서 대선조선은 선박 인도 시점에 대금 60~80%를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자금난에 빠졌다.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작년 10월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 개시에 따라 관리단 파견과 만기 연장 및 신규자금 지원이 시작됐다.


업계는 대선조선의 실적 정상화가 단기간 내 진행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크아웃 절차에 갓 돌입한 만큼 저가 수주 물량 소화를 비롯해 기존 부실을 털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선조선은 채권단의 적극적 협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단계를 착실히 밟아가고 있다. 작년 말 미지급되었던 외주비 및 자재비의 상당 부분이 지급됐고, 고용 측면에서도 외부 협력사들을 비롯한 기타 하청회사와의 안정적인 협조 체계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나아가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닦기 위한 새판짜기도 한창이다. 대선조선은 기존 상선 건조 조선소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에너지 플랜트와 친환경 특수 목적의 선박 건조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에 매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접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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