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달러선 ‘안착’ 전기동…장기적 우상향 행보 [2024-04-19 ]

중국 경기회복, 미 금리인하 기대감 멀어져

공급부족 우려, 러시아 제재가 상승세 동력

불확실성 지속에도 올해 1만달러 달성 기대

-전기동.[제공=LS MnM]

중국 경기회복과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졌음에도 감산에 따른 공급부족 우려가 전기동을 비롯한 비철금속 가격의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4월 들어 9000달러선에 안착한 전기동 가격은 지정학적 위험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나 올해 1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기동은 전일대비 224.3달러 오른 톤당 9667.5달러로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2월까지 8000~8500달러선에서 박스권을 유지했던 전기동 가격은 3월 들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과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비철금속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회복 여부가 시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하지만 지난달 초 열린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발표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멀어지는 모습이다. 미 연준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총 0.7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상반기 중 첫번째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는 물가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지연시키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최근 열린 포럼에서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의 이와 같은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연말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위험이 높아진 것도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철금속 시장에는 악재다.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보다 금, 달러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달러화 강세는 비철금속 시장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18일 9000.11달러를 기록하며 11개월래 최고치까지 올랐던 전기동 가격은 이와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8700달러선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경기회복과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옅어지는 상황에서 공급부족 우려가 전기동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중국 주요 전기동 제련소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생산설비 유지보수 계획을 조정하며 신규 프로젝트들을 늦추는 것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속되는 공급부족 우려와 함께 펀드 자금의 유입, 러시아 비철금속에 대한 미국·영국의 제재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한 주요 시장 관계자들의 긍정적인 전망도 상승세에 힘을 실어줬다.


칠레 구리 광산회사인 안토파가스타(Antofagasta)의 올해 1분기 구리 생산량이 12만9400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32.4% 감소한 수치다.


미국과 영국은 4월 13일 이후 러시아에서 신규 생산되는 금속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자국 내 거래소에서의 거래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영국 LME와 미국 CME가 금속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시장에 공급부족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 칠레에서 열린 CESCO 컨퍼런스에 참석한 트라피구라(Trafigura) CEO는 구리시장의 수급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톤당 가격이 1만달러를 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전기동 목표가격을 1만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이달 초 다시 9000달러선을 회복한 전기동 가격은 최근 들어 9500달러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험과 중국 경기, 미 금리인하 방향성에 따라 비철금속 시장도 변동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그래프를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방향성을 예상하긴 어려우나 공급부족 우려가 지속적인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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