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조강생산량 동반감소…시황회복 기대감은 요원 [2024-04-25 ]

3월 감소폭 확대되며 1분기 생산량도 줄어

건설 등 전방산업 경기악화로 감산 움직임

중국 수출 확대로 국내 철강사 고민은 여전

-포항제철소 고로(사진 왼쪽)와 인천공장 전기로(사진 오른쪽) [제공=포스코, 현대제철]

지난달 한국과 중국, 일본의 조강 생산량이 나란히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1분기 기준 생산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조강 생산량 감소는 긍정적이나 중국 철강사들이 내수로 소진하지 못한 철강재의 수출을 늘리면서 시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조강 생산량은 8830만톤으로 전년동월 대비 7.8% 감소했다.


지난 2월(8120만톤) 3.5% 증가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던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3월 들어 비교적 큰 폭의 감산이 이뤄졌다. 이를 포함한 올해 1분기 생산량은 2억5660만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1.9% 줄어들었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 감소는 자국 수요부진에도 철강사들의 감산이 소극적인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철강협회(CISA)는 지난달 말 촉구문을 내고 저가덤핑 등 시장교란행위를 근절하고 생산강도를 낮춰 재고감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의 조강 생산량도 나란히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의 지난달 생산량은 530만톤으로 전년동월 대비 9.5% 감소했으며 일본(720만톤)은 3.9% 줄었다. 1분기 기준으로는 한국(1620만톤)이 2.5%, 일본(2150만톤)은 0.8% 감소했다.


이를 포함한 전세계 71개국의 지난달 조강 생산량은 1억6120만톤으로 전년동월 대비 4.3% 감소했으나 1분기 생산량(4억6910만톤)은 0.5%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인도(3730만톤)의 조강 생산량은 9.7% 증가했으며 튀르키예(950만톤)은 28.4% 급증했다. 브라질(830만톤, 6.2%)과 이란(760만톤, 16.3%)의 생산량도 증가세를 보였다.


한·중·일 조강 생산량의 감소는 건설업 부진 장기화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헝다그룹 등 대형 건설사들의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철강사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본경제산업성은 올해 2분기 조강 생산량이 전년동기 대비 2.2% 감소한 2172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는데 건설 등 수요산업 부진이 이와 같은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한국 철강사들도 건설업 부진 장기화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인 4월 들어서도 철근·형강 가격의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며 철강사들은 조업일수 추가 감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 감소는 반가운 소식이나 수요도 줄어들고 있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의 올해 1분기 수출량은 2580만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30.7% 급증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지난 2016년 이후 8년만에 연간 수출이 1억톤을 넘어서게 된다.


특히 판재류 수입 증가세는 국내 철강사들의 후판가격 방어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의 지난달 후판 수입량은 20만2126톤으로 90개월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중국에서 수입된 후판은 13만톤을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봉형강 제품은 이례적인 수준의 수요둔화로, 판재류는 저가 수입산 증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뿐 아니라 하반기 실적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이 기사에 대한 소유권 및 저작권은 (주)이비뉴스에 있으며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